코끼리가 방 안에 있다

Elephant in the Room

Charlotte Perriand, Jean Prouvé, Willy Guhl 


2021 / 1 / 15 - 2021 / 2 / 28

전시 소개



2021년 1월, 라흰갤러리에서 미드센추리 시대의 빈티지 가구와 작품, 공간의 마리아주를 시도하는 기획전 <코끼리가 방 안에 있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모두가 잘못임을 알면서도 애써 언급을 회피하는 문제’를 뜻하는 관용어 ‘방 안의 코끼리’를 위트 있게 도치한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무료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방 안의 네 귀퉁이를 마치 코끼리처럼 묵직하게 차지한 채 팬데믹 시대를 걸어간다. 그리고 여기서 발생하는 코로나 블루가 또 다른 의미의 '방 안의 코끼리'가 되어 위기로 다가오는,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주어진 한정된 공간에서 이 시간을 조금 더 호젓하게 즐겨볼 수는 없을까. 이와 같은 발상의 전환을 토대로 시작된 전시 <코끼리가 방 안에 있다>는 손때가 가득 묻은 빈티지 가구와 작품들로 공간을 채워, 이곳을 방문하는 관객들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만의 이야기를 여기서 발견하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별히 이번 전시에서 라흰은 1940~1970년대에 제작된, 이른바 미드센추리 시대의 빈티지 가구를 조명하고자 한다. 전시장 내의 가구들은 모두 페리앙(Charlotte Perriand, 1903~1999), 프루베(Jean Prouvé, 1901-1984) 등 20세기의 기라성같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으로, 자잘한 흠집과 색 바랜 흔적이 역력하다. 이처럼 빈티지 가구는 화려한 멋과 거리가 멀지만, 세계적인 트렌드로서 늘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마스터피스로서의 희소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름만큼이나 하얀 도화지처럼 내부의 모든 것을 명작 아이콘으로 승화시키는 라흰에 들어설 때, 빈티지 가구만의 독자적인 아우라가 과연 무엇인지 진정으로 느끼게 된다.


빈티지 가구들은 '우아한 오브제'이면서도 실용성을 잃지 않으며, 그렇기에 모든 대중을 위한 민주적인 미학을 제시한다. 또한 빈티지 가구들은 공통적으로 특유의 간소한 형태를 지니는데, 이 단순미 덕분에 가구가 공간을 지배하지 않으면서도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마치 내집처럼 친밀한 라흰갤러리의 공간 분위기와 방 한켠을 장식한 듯한 작품들이 모두 같은 호흡으로 숨을 쉬기에, 이번 전시를 찾는 향유자들은 가구가 낡아온 그윽한 역사에 나만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덧붙여 나간다.


더불어 <코끼리가 방 안에 있다>는 격변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존재 가치를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래된 와인과 같이 단단하게 내면을 다져온 빈티지 가구를 통해, 천편일률적이지 않고 독특하면서도 항상 존재의 근원을 유지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번 전시에서는 놀라운 창조성을 지닌 빈티지 가구와 가구의 빈 틈을 채우는 작품들이 한 목소리를 이루는 광경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며, 더 나아가 색다름과 위로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OVERVIEW

전 시 명   《코끼리가 방 안에 있다》 

작 가 명     Charlotte Perriand, Jean Prouvé, Willy Guhl 外
전시 장르   
가구, 회화, 사진

전시 규모   30여 점

전시 기간   2021년 01월 15일 (금) ~ 02월 28일 (일) ,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 전관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용산동3가 6-30) /

                 (인스타그램- @laheen_gallery)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 월요일 휴무 / 일요일 예약제 (오후

                  2~6시, 전날 마감)

문    의       조은영 큐레이터 02-534-2033 / lah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