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은행잎
Blue Ginkgo
고요손
Goyoson
2024 / 10 / 31 ~ 2024 / 12 / 07
■ 전시 소개
- 작가가 간직한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과거로부터 가져와 이를 현재의 시공간에 펼쳐 놓은 전시
- 작업의 모티프 : 유년 시절 작가의 기억과, 같은 기억을 이전과는 다르게 의식하는 지금의 그의 새로운 감각 방식
- 특정 순간을 떠올릴 때 불분명하게 시각화되는 회상의 대상과, (명확히 그릴 수 없는 그러한 형상과는 달리) 뚜렷하게 남아 있는 내면의 감회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본 전시를 통해 탐색
- 얼룩덜룩한 기억의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비선형적인 시간의 구조를 전시 공간에 풀어냄
- 통로와 계단을 포함한 공간 전체를 작업에 모두 활용하는 것은 고요손의 작업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님
설치 작가 고요손의 개인전 《푸른 은행잎 Blue Ginkgo》이 오는 10월 31일(목)부터 라흰에서 개최된다. 본 전시에서 고요손은 그가 간직한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과거로부터 가져와 이를 현재의 시공간에 펼쳐 놓고 있다. 이번 《푸른 은행잎》에서 작업의 모티프가 되는 것은 유년 시절 작가의 기억과, 같은 기억을 이전과는 다르게 의식하는 지금의 그의 새로운 감각 방식이다. 가령 요즈음 작가는 노랗게 물든 은행잎을 볼 때 과거와는 달리 푸른 하늘빛에 이 대상을 투영하는데, 이는 지난날의 기억이 무르익기를 거듭한 끝에 일종의 상상처럼 현재에 발현되는 현상과 같다. 고요손은 이처럼 특정 순간을 떠올릴 때 불분명하게 시각화되는 회상의 대상과, (명확히 그릴 수 없는 그러한 형상과는 달리) 뚜렷하게 남아 있는 내면의 감회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본 전시를 통해 탐색하고자 한다.
상기한 바와 같이 하나의 기억에서 기인한 여러 장면들에는 안개처럼 흐릿한 부분들이 복기의 과정에 나타나게 되는데, 이렇게 얼룩덜룩한 기억의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비선형적인 시간의 구조를 전시 공간에 풀어낸다. 4개 층의 공간과 외부 정원으로 이루어진 라흰갤러리의 구조는 이와 같은 작가의 시나리오와 잘 어우러진다. 가령 관객은 전시장 밖의 정원에 놓인, 기도하는 손을 형상화한 조각을 가장 먼저 마주하는데, 어머니의 두 손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업은 보는 이의 몰입을 유도하며 1층의 내부 공간으로 이어진다. 뒤이어 관객을 맞이하는 갤러리 1층 공간에는 '죽은 새' 작업이 난데없이 자리함으로써, 마치 바람을 타고 날아온 나뭇잎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장을 여는 듯 사뭇 드라마틱한 광경을 선사한다. 이로부터 우리는 현실과 묘하게 동떨어진 기이한 감각을 탑재한 상태로 2층에 들어서는데, 여기에 놓인 불명확한 형태의 입체 작업과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들은 관객과의 한층 직접적인 소통을 시도한다. 마지막으로 3층 공간에는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야외 펜스가 실내에 비슷한 모양새로 설치되어 있다. 이는 언뜻 현실과 맞닿아 있는 장면을 재현한 것처럼 보이지만, 창밖에 위치한 대상이 전시장 내부에 들어선 이 모습은 오히려 실내외의 전복을 통해 현실과 환상을 뒤섞음으로써, 명확하고 생각했던 것들을 한 번 더 재고하도록 관객을 이끌고 있다.
한편 이상과 같이 통로와 계단을 포함한 공간 전체를 작업에 모두 활용하는 것은 고요손의 작업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공간의 맥락에서 작가가 작업을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 각 층의 개별 작업들이 서로의 숨결을 주고받으며 어떠한 큰 맥락을 연출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면, 작가의 의도에 한층 가까이 다가가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OVERVIEW
전 시 명 《푸른 은행잎 Blue Ginkgo》
전시 장르 설치, 조각
전시 기간 2024년 10월 31일 (목) ~ 2024년 12월 07일 (토),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11시~오후6시 / 일~월 휴무
문 의 02-534-2033 / lah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