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pe Out
이페로 개인전
Epäro
2022 / 11 / 09 ~ 2022 / 12 / 10
전시 소개
이페로 작가의 개인전 《스와이프 아웃 Swipe Out》이 2022년 11월 09일부터 라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이페로 작가는 오랜 기간 그를 괴롭혀온 신체의 통증을 상쇄하기 위해 화폭을 도피처로 삼고, 작업을 통해 바깥의 모든 것으로부터 초탈하기를 염원해왔다. 그의 지난 작업들은 음식과 밥상 그리고 이를 매개로 성립되는 관계를 주로 탐색하고 있는데, 이는 몸을 건전하게 유지하기를 바랐던 작가가 음식으로 섭생하는 생명의 작용을 이해하고 스스로와 관객에게 ‘치유의 열쇠’를 건네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또한 모든 생명체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생존하고 식욕으로 몸을 일으켜 세운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생의 본능적인 의지와 욕망’의 대목들을 이와 같은 주제로부터 도출해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이페로 작가는 그가 꾸준히 다루었던 밥상이나 구미를 자극하는 각종 음식들을 한껏 선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광경을 비추는 작가의 초점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그는 특정 음식과 미각을 시각화거나 욕구와 의지의 기호들을 왕성하게 펼쳐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망과 의지의 탑을 쌓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작가는 ‘형체를 지우는 작업’을 통해 이와 같은 섭리를 드러내고자 한다. 가령 작업이 명료한 완성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는 돌연 붓질로 화면을 밀어서 지우고 사람이나 동물의 입에 음식을 한가득 물림으로써 입을 지우며, 입을 없애는 것으로 표정까지 지워버린다. 이페로는 이와 같이 전략적으로 차용한 먹거리의 모티프들을 모조리 휩쓸어 버림으로써, 모든 것이 모호해진 가운데에서 삶의 실체가 오히려 더욱 명료하게 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여백이 많은 캔버스에 물을 가득 머금은 색채를 얹는 기법이나 빠른 쾌감을 지닌 붓터치, 한지를 중첩하여 화면의 깊이감을 배가하는 것 또한 ‘지우기’의 절차에 힘을 보탠다. 더불어 작가는 무소유를 지향하는 부처의 입에 보석을 물리거나, 순수한 어린이가 강렬한 식욕을 드러내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는데, 이처럼 역설적이고 해학적인 기호는 지워지기 전의 형상이 지닌 맹렬한 욕망을 관객이 즉각적으로 파악하게 만든다. 긴 공백기를 넘은 이페로 작가는 이렇듯 그림을 일종의 수행으로 삼아 작업한 결과물들을 선보임으로써 생의 본능적인 욕망을 증발시키고, 감상자와 함께 깨달음의 세계에 조금씩 다가간다.
OVERVIEW
전 시 명 《스와이프 아웃 Swipe Out》
전시 장르 회화
전시 규모 회화 20여 점
전시 기간 2022년 11월 09일 (수) ~ 12월 10일 (토),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용산동3가 6-30) /
(인스타그램- @laheen_gallery)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 월요일 휴무 / 일요일 예약제 (오후
2~6시, 전날 마감)
문 의 02-534-2033 / lah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