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탐색
신혜림, 지근욱, 홍성준
Shin Healim / Ji Keunwook / Hong Seongjoon
2022 / 05 / 26 - 2022 / 07 / 09
전시 소개
라흰갤러리가 기획한 신혜림, 지근욱, 홍성준 작가의 3인전 《심연의 탐색》이 2022년 5월 26일 개최된다. 미술 작품은 대개 매체와 색, 형태, 질감 등의 조형 요소들을 배합한 형식을 그릇으로 삼아, 여기에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기 마련이다. 그런데 작금의 미술 현장에서는 종종 주제 의식을 드러내는 것만으로 작품의 가치를 합리화하거나, 형식의 틀을 넘어서는 단계에 머물러버리는 경우가 발생하곤 한다. 본 전시 《심연의 탐색》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작품의 독자적인 의미 구조를 실험하며 삶의 체험을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하려는 세 명의 작가를 조명한다. 이들은 간단한 조형 요소와 매체 등을 (보이는 것), 지고의 노력을 다해 겹겹이 올림으로써 (반복), 종국에는 심연에 가까운 것 (내용)을 탐색해낸다.
예컨대 공예 작가 신혜림은 주어진 일상의 소재들을 날마다 예민한 손동작으로 파고들며, 사물과 대화를 나누는 이 공예적인 과정을 통해 그것의 촘촘한 틈새를 살핀다. 특히 그는 매체가 지닌 특유의 단점을 극복하여 사물의 질서를 다시 찾을 뿐만 아니라, 공예성이나 기법을 초월한, 시간을 공들인 ‘삶의 태도’를 나직한 여음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지근욱 작가는 우주의 심연을 표현하기 위해 선들의 건축을 끊임없이 세우고 마감한다. 그는 곡선 모양의 자를 만든 다음 색연필로 강도를 달리하며 선을 반복해서 화면에 남기는데, 이 과정의 구심에는 미지를 향해 발돋움하려는 작가의 '반복 행위'가 자리한다. 그럼으로써 지근욱의 작업은 차이가 반복을 혹은 반복이 차이를 낳는 과정성이 잠재력을 발휘하며 열린 세계를 눈 앞에 창조해낸다. 한편 홍성준 작가는 매체를 한 층씩 평면 위에 얹어 나가는 태도를 시각화함으로써, 하나의 겹 (레이어)을 축적할 때마다 파생되는 의미를 보여준다. 그는 회화가 평면에 씌운 물감 껍데기이자 일루전임을 인지하게 하면서도, 겹과 겹 사이를 지탱하는 매체를 탐닉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억과 감정, 내면을 곱씹게 함으로써 마지막 승화를 완성한다.
이와 같이 세 작가의 작품들은 순수하고 또렷한 흐름으로 짜인 조형 언어가 완벽의 경지에 달함으로써, 형식이 곧 작품의 의미로 오롯이 승화하고 있다. 이처럼 《심연의 탐색》은 작품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에 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작가들의 발언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다름 아닌 그들의 조형 어법을 통해 귀담아 들어보기를 권하고자 한다.
OVERVIEW
전 시 명 《심연의 탐색》
작 가 명 신혜림, 지근욱, 홍성준
전시 장르 공예, 회화
전시 규모 40여 점
전시 기간 2022년 05월 26일 (목) ~ 07월 09일 (토),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용산동3가 6-30) /
(인스타그램- @laheen_gallery)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 월요일 휴무 / 일요일 예약제 (오후
2~6시, 전날 마감)
문 의 조은영 큐레이터 02-534-2033 / lahe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