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Miscellany


나혜원 & 변진

Hyewon Na & Jin Jiweon Byun


2024 / 01 / 25 ~ 2024 / 03 / 09

전시 소개


  • 삶으로부터 묻어나는 신변 소재들이 어떻게 독창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전시
  • ‘자기를 쓰는’ 수필적 발상과 형식을 통해 현실을 의미화하고 일상성을 일상성으로 극복하는 나혜원과 변진 두 작가의 시선을 담음
  • 삶의 이야기를 나름의 렌즈에 맞춰 그려내는 나혜원과 변진의 작업을 조명하여, 그들이 풍부한 반향을 지닌 그림의 힘으로 어떻게 관객 앞에 진지한 삶을 불러들이는지 살펴봄
  • 나혜원 : 밀접한 영역 안에서 포착되는 짧지만 강한 친밀감, 친밀함의 이면에 따라붙는 유약함과 잔혹성, 미성숙함 등을 소재로 삼아 이를 거짓 없이 용기 있게 발언함으로써 공적인 울림을 확장 
  • 변진 : 장소와 머무름, 소속과 일탈, 기거하는 공간에서 빚어지는 내적인 마찰 등을 작업에 옮기며 일상의 흔적이 기록된 그림을 매개로 자아와 삶이 선순환적으로 소통하기를 추구


나혜원 & 변진 작가의 2인전 《미셀러니》가 01월 25일 (목)부터 라흰갤러리에서 개최된다. 본 전시는 삶으로부터 묻어나는 신변 소재들이 어떻게 독창적인 가치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전시는 서정과 지성에 토대를 두고 일상의 체험에 상상력을 동원하는 모범적인 형식을 문학에서 발견하는데, 사소한 것들을 헤아리는 섬세함으로 창작자의 체험을 드러내는 이 장르는 바로 미셀러니 (Miscellany, 경수필)이다. 본 전시는 이와 같이 ‘자기를 쓰는’ 수필적 발상과 형식을 통해 현실을 의미화하고 일상성을 일상성으로 극복하는 나혜원과 변진 두 작가의 시선을 담는다.


전시가 말하는 수필의 진정한 의미는 가까운 대상으로부터 존재 이유를 생각하고, 그것과 나의 관계를 관조적 상상력으로 형상화하는 데에 있다. 이와 같은 수필의 본질을 고려할 때, 나혜원과 변진의 작업은 마치 한 폭의 ‘수필화’처럼 스스로를 문학화하는 서정을 풍긴다. 가령 내면에서 출발한 ‘나의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아 전달하는 것이나, 작가의 이야기가 마치 나비효과처럼 독자의 이야기로 전환되는 측면은 ‘수필적 발상과 형식’에 걸맞다. 또한 수필적 발상의 관건은 보이는 것 같지만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심상을 삶으로부터 길어내는 데에 있는데, 두 참여 작가들 또한 사실 차원의 체험을 열린 눈으로 표현함으로써, 상기의 가치를 시각 예술의 맥락 안에서 분명하게 구현해낸다. 《미셀러니》는 이렇듯 삶의 이야기를 나름의 렌즈에 맞춰 그려내는 나혜원과 변진의 작업을 조명하여, 그들이 풍부한 반향을 지닌 그림의 힘으로 어떻게 관객 앞에 진지한 삶을 불러들이는지 살펴본다.


나혜원 작가는 가족, 친구와 연인, 공간 등 그가 친밀한 관계를 맺는 모든 것들을 관찰하며, 밀접한 영역 안에서 포착되는 짧지만 강한 친밀감, 친밀함의 이면에 따라붙는 유약함과 잔혹성, 미성숙함 등을 소재로 삼는다. 본 전시에서 작가가 자주 다루는 정물과 인물은 의도가 배제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그가 인연을 맺은 대상들로, 작가는 그들과의 조우가 남긴 복합적인 인상을 재구성하여 작업에 남긴다. 그리고 나혜원의 수필적 발상은 이처럼 사적인 이야기를 거짓 없이 용기 있게 발언하여 그것의 공적인 울림을 확장할 때에 비로소 빛을 발한다. 특히 물감에 오일을 다량 섞어 이미지를 수채화처럼 번지게 하는 그의 작업 과정은 작은 터치 하나에도 운동성과 시간성이 가감 없이 발현되게 함으로써 작가의 시선을 관객에게 진솔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렇듯 친밀한 관계의 배후에서 양가적인 맥락을 읽는 일이 종종 부끄럽고 사사로운 것임에도, 작가는 나를 드러내는 용기와 진실이 담긴 말의 무게, 바람직한 삶에 관한 내면의 확실성을 갖춤으로써 관객과의 진실한 소통을 도모한다.


변진 작가는 마치 수필이 그러하듯 일상을 말없이 오래 응시하면서, 장소와 머무름, 소속과 일탈, 기거하는 공간에서 빚어지는 내적인 마찰 등을 작업에 옮긴다. 이는 타인들 속에 얽섞인 자신의 작은 존재를 타당하고 필연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려 자기 존재의 역사를 세우고 실존의 의미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또한 작가는 일상의 흔적이 기록된 그림을 매개로 자아와 삶이 선순환적으로 소통하기를 추구한다. 이를테면 그의 작업에는 뚜렷한 인물이나 내러티브가 나타나지 않는데, 이는 화면의 (보이지 않는) 바깥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음을 암시하는 동시에, 그러한 시선과 현실 사이의 유기적인 교류가 바로 작업의 주제임을 드러낸다. 더 나아가 작가는 사사로운 체험을 극적인 장치보다는 관조와 고백적인 통찰로 다룸으로써, 그의 그림이 소속감과 삶의 터전, 장소와의 관계를 맺는 문제 등에 대해 자신뿐만 아니라 누구와도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지향한다.





OVERVIEW

전 시 명   《미셀러니 Miscellany》 
전시 장르   
회화 40여 점

전시 기간   2024년 01월 25일 (목) ~ 2024년 03월 09일 (토),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11시~오후6시 / 일~월 휴무

문    의       02-534-2033 / laheen@naver.com